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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브스턴스, 코랄리 감독의 철학적 질문, 연기로 답하다

by 씬로그 2025.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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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스턴스 영화포스터

2024년 코랄리 파르자 감독이 연출한 서브스턴스는 바디 호러와 심리 스릴러가 결합된 독창적인 작품입니다. 영화는 나이 들어가는 여성 배우가 신비한 약물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젊은 자아를 만들어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젊음과 아름다움을 강요하는 사회의 잔혹한 현실을 비판하면서도, 독창적인 설정과 강렬한 연출로 관객을 사로잡습니다.

서브스턴스의 철학적 질문

서브스턴스는 호러 장르를 넘어 '젊음'과 '존재'라는 철학적 질문을 합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나이가 들면서 영화 산업에서 점점 밀려나는 현실을 마주합니다. 그녀에게 주어진 기회는 '서브스턴스'라는 신비로운 물질을 통해 새로운 육체를 가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수'라는 또 다른 존재와 일주일씩 몸을 번갈아 사용해야 합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됩니다. 서브스턴스가 흥미로운 이유는 '젊음'이 외모의 변화가 아니라 정체성의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자신을 독립적인 존재로 생각하지만, 다른 자아가 나를 대신한다면 나는 누구인가? 하는 의문을 가집니다. '수'는 복제가 아니라 자신만의 의식과 욕망을 가진 존재로 성장해 나갑니다. 그녀는 자유를 원하고, 엘리자베스는 자신의 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워합니다. 긴장감이 영화 전반을 지배하며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코랄리 파르자의 연출

코랄리 파르자 감독은 신체 변형을 활용한 비주얼로 유명합니다. 서브스턴스에서도 그녀의 연출 스타일이 돋보입니다. 영화는 인간의 신체가 얼마나 가변적인지를 보여줍니다. '수'와 엘리자베스가 번갈아 존재하는 과정은 아름다우면서도 불쾌합니다. 피부가 재생되고, 몸이 다시 만들어지는 과정은 새로운 생명체가 탄생하는 것처럼 묘사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엘리자베스의 감정은 흔들립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영화는 신체 공포의 요소를 강조합니다. '서브스턴스'가 기적의 약물이 아니라, 인간 존재 자체를 변화시키는 이상한 물질이라는 점이 드러납니다. 영화 속 신체 변화 장면들은 아름다움과 공포를 동시에 자아냅니다. 이를 통해 존재의 근본적인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시각적으로 표현합니다. 파르자 감독은 조명과 카메라 움직임을 활용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흐리게 만듭니다.

두 배우의 이중 연기

영화의 가장 인상적인 요소 중 하나는 주연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데미 무어는 베테랑 배우답게 엘리자베스의 절박함과 공포를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그녀의 연기는 외적인 변화를 겪는 인물이 아닙니다.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담아냅니다. 한때 할리우드의 톱스타였던 그녀가 연기하는 '잊혀가는 배우라는 설정은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마거릿 퀄리는 '수'라는 캐릭터를 통해 전혀 다른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생동감 넘치는 젊음을 대표하지만, 자신의 존재를 지키려는 강렬한 욕망을 드러냅니다. 두 배우의 연기는 일반적인 대비를 넘어서, 한 인물의 두 가지 자아를 표현하는 데 성공합니다. 후반부에 두 사람이 맞닥뜨리는 순간, 압도적인 긴장감이 흐릅니다. 관객들은 '진짜 엘리자베스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됩니다. 영화는 두 배우의 연기력을 돋보이게 하는 연출을 사용합니다. 같은 프레임 안에서 두 캐릭터가 존재하거나, 거울을 이용해 이들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듭니다. 이러한 기법은 영화의 핵심 주제인 '자아의 분열'을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데미 무어와 마거릿 퀄리는 이 작품을 통해 서로 다른 인물이면서도 연결된 존재로서의 복합적인 감정을 완벽하게 표현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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