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기완(My Name is Loh Kiwan)은 탈북자 기완과 삶의 이유를 잃은 마리의 만남을 그린 영화입니다. 감독 김희진의 첫 장편 영화로 송중기와 최성은의 탁월한 연기를 바탕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습니다. 기완의 절망적인 삶을 그리며 영화를 보는 이들에게 '행복할 자격이 있을까?'라는 인간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송중기, 최성은 이외에도 이상희, 조한철, 이일화 등 화려한 조연들이 등장합니다. 조해진의 장편소설 '로기완을 만났다(창비, 2024)'이 원작소설이며 2024년 3월 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었습니다.
삶의 마지막 희망
영화는 탈북자 기완(송중기)이 벨기에로 와서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한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그립니다. 그는 빈손으로 벨기에에 도착합니다. 그곳에서도 절망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우연히 마리(최성은)라는 벨기에 국적의 한국인 사격선수를 만납니다. 마리는 삶의 의미를 잃은 인물입니다. 기완과의 만남은 예상치 못한 감정의 변화와 사랑을 가져옵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며 점차 가까워집니다. 그들의 사랑은 기완이 삶의 마지막 희망을 찾는 과정과 맞물려 그려집니다. 마리는 기완과 함께하면서 잃어버린 삶의 의미를 찾아가게 됩니다. 영화는 '행복할 자격이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기완과 마리가 겪는 감정의 고통을 함께 느끼며 영화의 중반과 후반으로 갈수록 이들의 감정에 동화되어 갔습니다. 인간에게 살아가는 의미가 없다면 그 삶은 진짜일까 하는 의문을 가집니다. 영화분류는 로맨스드라마인데 탈북자들의 힘든 삶과 난민 신청의 어려움등을 중심으로 보여주며 로맨스의 비중이 약해 보입니다.
첫 데뷔작의 화려한 이력
김희진 감독은 첫 데뷔작 로기완(My Name is Loh Kiwan)을 제작하기 위해 실제 유럽에서의 난민 지위를 얻기 위한 탈북민들의 상황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그리고 케이 에번스의 그래픽 노블 '그림으로 읽는 유럽의 난민: 구호 현장에서 쓴 생생한 기록'을 읽었습니다. 이는 언어의 소통부재로 인한 어려움, 겨울이라는 배경이 주는 추위의 고통,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두려움등으로 잘 표현됩니다. 김 감독은 첫 작품 '수학여행(2010)'으로 제11회 전주국제영화 한국단편경쟁 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제36회 서울독립영화제 수수작품상, 제8회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 최우수 국내작품상을 수상하며 재능을 인정받습니다. 김 감독은 영화, 드라마 등의 각본과 연출을 통해 사람들의 감정을 진지하게 그리며 인간적인 이야기를 중점으로 작품을 만듭니다. 그 모든 것이 그녀의 첫 장편 영화 로기완에 섬세한 연출을 통해 담겨있습니다.
송중기의 연기변신
송중기는 '승리호'에 이어 넷플릭스와 두 번째로 함께 했습니다. '승리호'는 처음 영화관 개봉을 목적으로 제작하다 무산되어 넷플릭스에서 2021년 2월 5일 공개되었습니다. 그에 반해 로기완은 처음부터 넷플릭스 공개를 목적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쌍화점으로 데뷔한 뒤 드라마 성균관스캔들로 주목을 받습니다. 이후 태양의 후예로 인지도가 급상승합니다. 빈센조에서의 연기도 인상 깊었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윤현우 역과 진도준 역의 1인 2역으로 연기의 스팩트럼을 넓힙니다. 로기완에서의 송중기는 그동안의 연기한 고급스러운 역에서 180도 변신하여 오픈 전 티저영상만으로는 고개를 갸웃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후 이러한 기우는 사라졌습니다. 탈북민의 치열하지만 처연한 삶을 리얼리티 있게 표현하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송중기는 탈북자 로기완 역을 맡아 영화에서 주는 감정의 진폭을 완벽하게 표현합니다. 그는 기완의 고통과 희망을 오가는 연기로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송중기의 특유의 절제된 연기는 캐릭터에 깊이를 더하며 기완이 겪는 복잡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기대주 최성은
최성은은 마리 역을 맡으며 기완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하는 캐릭터를 보여줍니다. 그녀는 사랑과 상실의 감정을 진지하게 연기하며 송중기와의 좋은 호흡을 그립니다. 2018년 '피와 씨앗' 연극을 통해 데뷔했습니다. 2021년 JTBC '괴물'에서 유재이 역을 맡아 열연하여 제57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신인연기상 후보에 오르면 기대주로 주목받습니다. 이후 '십 개월의 미래'로는 제31회 부일영화제에서 신인 여자연기상을 수상합니다. 로기완에서 무너져가는 상실의 아픔을 세밀하게 그린 그녀의 연기는 제32회 대한민국문화연예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인정을 받으며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완성되어가는 이상희
선주 역의 이상희는 로기완이 취업한 공장에서 만난 조선족입니다. 로기완의 말투에서 그가 탈북민이라는 것을 바로 알게 됩니다. 그러나 그녀만의 사정으로 로기완을 도와주지 못합니다. 이러한 갈등을 표정변화, 말투등을 통해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로기완으로 제60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여자 조연상, 제45화 창룡영화상 여자조연상을 수상합니다. 그녀는 이미 다수의 독립영화에 출연, 수상을 하며 독립영화계의 전도연이라 불릴 정도로 탄탄한 연기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중견배우 조한철, 이일화 등의 화려한 배우들의 연기가 영화를 받쳐주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인간 존재의 본질
'My Name is Loh Kiwan'은 인간 존재와 희망을 보여주는 깊이 있는 영화입니다. 송중기와 최성은의 뛰어난 연기력과 김희진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어우러져 감동을 전합니다. 기완이 마리와의 관계를 통해 삶의 희망을 다시 찾아가는 후반부는 잔잔하고 깊은 울림을 줍니다. 영화는 시종일관 강렬한 감정을 끌고 가며 끝까지 관객을 긴장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행복할 자격이 있을까?'라는 물음은 영화의 중심을 이끌어 가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합니다. 다만 중반부에서 속도감이 조금 떨어진다는 평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는 내내 몰입감을 주는 영화입니다. 'My Name is Loh Kiwan'은 사랑과 희망을 찾기 위한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인 동시에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송중기의 '겨우 최소한 것을 얻어냈습니다'라는 대사는 영화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생각이 났습니다. 유럽의 여러 나라와 미국등 각국에서 난민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관심에 비난이 아닌 그들의 절박함을 이해하는 시선을 가졌으면 합니다. 송중기의 변함없는 열연과 감독의 세심한 연출 덕분에 영화는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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